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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중국 유명 감독·배우 총동원한 대작
국경절 연휴 앞두고 지난달 30일 개봉
개봉 9일만에 32억 위안…약 5900억 원 매출
애국주의 고취에 주력, 재미·작품성은 글쎄…일부 팩트 왜곡도파워볼실시간

글로벌타임즈 캡처

요즘 중국에서 영화 장진호를 모르면 간첩이다. 그만큼 열풍이다.파워볼실시간

장진호는 역대 최대 죄작비인 13억 위안이 들어간 대작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첸카이거와 서극, 린차오셴이 감독을 맡았고 이전의 대표적인 애국주의 영화인 잔랑(늑대전사) 시리즈에서 감독 겸 주연을 맡은 우징이 주인공으로 출연했다.파워볼실시간

영화 박스오피스 자료 제공사이트 '덩타'에 따르면 국경절 입장권 판매 총수입은 43억7천만 위안(약 786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억6700만 위안)을 넘어섰다. 이중 장진호가 벌어들인 수익이 약 32억 위안이다.

지난달 30일 개봉 이후 국경절 마지막 날인 7일 현재 6978만 명이 관람해 개봉 9일도 안 돼 7천만 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파워볼실시간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별게 아니다. 중국 인구가 한국의 약 28배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 기준으로는 하루 평균 28만 명이 본 건데 한국의 역대 영화 가운데도 일일 관람객이 그 정도였던 영화는 많다.파워볼실시간

한국의 이른바 국뽕 영화가 그렇듯이 대작이나 박스오피스를 휩쓰는 영화라고 해서 작품의 질과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장진호 전투도 마찬가지다. 작품의 완성도와는 거리가 멀다. 중국 공산당과 정부, 관영매체가 만들어낸 합작품일 뿐이다.


글로벌타임즈 캡처
국경절 연휴 마지막 날인 7일 오전에 베이징의 한 영화관을 찾았다.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국과 생김새와 규모가 거의 비슷한 상영관에 관객은 대여섯 명 밖에 안됐다.파워볼실시간

10시에 영화가 시작됐다. 영화 시작한다고 해놓고 한참 광고를 틀어대는 한국과 달리 광고는 사전에 하고 정시에 상영하는 것은 좋았다.

커다란 자막에 비장미 넘치는 장엄한 음악, 삶과 죽음을 가르는 전투 신(scene)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전투 장면은 사실성이 떨어졌고 주인공들은 포탄과 총탄 사이로 막 지나다니고 미군은 추풍 낙엽처럼 쓰러지는 장면은 불편했다.파워볼실시간

이런 부분들은 애국심을 강조하는 전쟁영화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어서 그렇다치더라도, 176분이라는 분량은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5-6명이던 영화 관람객 수는 끝날때 3-4명으로 줄었다. 화장실에 간 건지 지겨워서 자리를 뜬 건지는 알 수 없다.

영화가 끝나고 눈물을 훔치는 관객들도 있다는 기사도 있었지만 어느 부분에서 그랬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영화를 본 한 중국인은 영화가 괜찮았다고 했다. 특히 화면이 커서 좋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진호가 성공을 거둔 이유는 '10·1' 때문이라고 했다. 중국에서 10·1은 애국심이 최고조로 발양되는 국경절 당일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국경절 연휴 전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건국기념일을 맞아 일주일이나 되는 긴 휴일에 맞춰 내놓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면 흥행은 땅집고 헤엄치기다.

중국인들 가운데서도 영화의 작품성을 낮게 보는 사람이 있지만 표시하기는 힘들다.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즈는 한 중견 언론인이 자신의 쇼셜 미디어 계정에 순교자들을 풍자하고 굴욕감을 취기 위해 말장난을 해 많은 네티즌들을 화나게 했고 결국 계정이 정지됐다고 보도했다.

우려되는 점은 영화에 몰입한 중국 젊은이들이 영화의 줄거리를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전쟁이 일방적인 항미원조 전쟁이라는 서사와 미군이 중국 국경에까지 침입해 폭격하는 장면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파워볼실시간